카페창업 ] 중국관광객 에게는 뻥튀기가 고급 디저트
카페창업 관련기사 - 이화동 벽화마을의 천사의 날개 카페 인터뷰
짙눈개비가 내리는 날 '천사의 날개' 카페 외관, 왼편에 천사의 날개 벽화가 유명하다 = 사진/달빛페이지
청춘으로 붐비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우회하여
마주한 계단을 따라 오르면 외부세계와는 단절이 된 듯 고요해진다.
이곳은 20~30년 전의 정취가 살아서 숨 쉬는 벽화마을로 유명한 ‘이화마을’ 이다.
카페오픈 동기
저희는 애초에 개인의 이익을 위해 창업한 카페가 아니에요. 제 남편이 극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연극을 하는 친구들은 늘 경제적으로 부수입이 있어야 하죠. 연기를 계속 공부하기 위해 많은 친구들이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이 안타까웠다고 해요.
그래서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면서 대본연습을 할 수 있게 만든 공간이에요. 그래서 순수익은 1/M 로 배분해요. 그래서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데 번거로움이 없어요. 일하는 아이들이 제 남편이 어떤 취지로 하려고 하는지 알기 때문에 각자가 사장 같은 마인드로 최선을 다해주고 있어요.
카페현황
제 남편은 대학에서 강연을 하고 있어요. 동시에 극단을 운영하고요. 지금은 연말 공연이다 뭐다 해서 극단아이들과 함께 많이 바빠졌어요. 그래서 현재는 제가 잠깐 운영하고 있어요. 아무래도 젊은 친구들이 계속 번갈아가면서 일을 하다 보니까 수익 면에서 신경을 쓰지 못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몇 달간 제가 직접 운영하면서 수입이 증가되도록 다시 세팅을 하고 있어요. 내년이 되면 다시 극단 아이들이 교대로 맡게 될 거에요.
벽화마을은
많은 예술인들이 대학로 근처에서 공연카페를 운영했었어요. 저희도 공연카페를 운영 했었어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번화가에서는 공연장을 유지하기가 매우 힘들어요. 그래서 이곳 낙상공원에 거주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모여 “우리들이 사는 동네를 좀 더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 보자”라는 취지로 지인끼리 모여 여러 기획들을 진행하고 있어요. 아직은 임대료나 보증금이 저렴하니까요.
카페를 주로 방문하는 고객은?
주로 관광객이 많아요. 이곳은 아직도 미싱공장과 같은 가내수공업 형태의 공장이 많아요. 낙후된 지역이죠. 그래서인지 중국과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아요. 꽤 많은 중국 여행사에서 이곳을 탐방지로 선정했다고 해요. 중국인들은 현재도 낙후된 공간을 한국적인 것으로 인식하는 것 같아요.
휴게소 같은 편안한 카페
워낙 카페 같은 느낌이 안 들어서 그런지 어떤 외국인 분들은 그냥 들어와서 길을 묻기도 하고 언덕을 올라오느라 힘들었는지 그냥 들어와서 공용 휴게소처럼 앉아 있다가 나가시는 분들도 있어요. 처음에는 황당했지만 지금은 그 분들에게는 그냥 허브차를 타서 드리기도 해요.
동네 주민들은 사실 커피와 아이스크림보다는 한잔의 막걸리가 더 필요한 법이니까 소비층과는 거리가 멀어요. 이곳 동네 어르신들이 이것저것 항상 물어보세요. 이제는 동네 홍반장이 된 것 같아요. 택배수령 서비스는 어느덧 당연히 담당하게 되었어요. 이화마을은 동네주민이 무조건 ‘갑’인 곳이에요.
진정한 수익성을 위해서는 동네의 가치를 보존해야
이곳 주민들과 거주 중이던 예술인들은 벽화마을을 오래토록 가치를 보존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어요. 그래서 동네주민과의 많은 소통을 해요. 그래서 우리가 뭘 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동네주민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요.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상당히 거주하시다보니 시끄러운 것을 정말 싫어하거든요. 만약 그분들이 떠나게 되면 이곳은 더 이상 이화동이 아니게 돼요. 모든 고유한 가치는 사람이 중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동네의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려는 노력을 우선으로 하다보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은것이 사실이에요.
카페의 판매 아이템
뻥튀기는 서민적이면서도 굉장히 한국적이죠. 하지만 중국에는 뻥튀기가 없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뻥튀기가 굉장히 싸구려 음식이라는 느낌이 강하지만 외국인들에게는 이국적이고 색다르게 다가오는 아이템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부산에서 직접 공수한 뻥튀기를 판매하고 있어요. 여름에는 뻥튀기 사이에 아이스크림을 넣어서 팔아요. 일명 '뻥스크림'이라고 불려지는 디저트에요. 겨울에는 만두를 넣어서 ‘뻥만두’를 판매합니다. 근래 중국에 이미 소개된 적이 있는지 메뉴판도 안보고 뻥튀기를 달라고 하는 관광객이 많아요. 이미 뻥튀기를 알고 있었다는 거죠.
아이스크림은 고창에서 농민들이 직접 만든 아이스크림을 사용해요. 브랜드 명은 ‘푸르구나’ 라는 유기농 아이스크림입니다. 단가가 굉장히 비싸요. 아이스크림을 3500원에 팔고 있는데 단가가 절반에 육박하니 냉동비까지 합치면 원가율이 50%가 넘어요. 저와 제 남편이 아이스크림을 엄청 좋아해서 인지 아이스크림의 퀄리티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유명한 프렌차이즈 아이스크림인 B사 아이스크림 같은 경우는 먹고 나면 뒷맛이 거북하더라고요. 하지만 유기농 아이스크림은 확실히 속이 편해요 점도도 높고요.
에스프레소 커피가 없는 카페
저희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지 않아요. 솔직히 가장 큰 이유는 코앞에 있는 카페가 제 남편의 지인인데 이미 에스프레소 커피를 팔고 있다는 이유였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메뉴를 겹치지 않게 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아라비카’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외국인은 ‘아메리카노’를 먹지 않아
그분들은 우리들처럼 ‘아메리카노’를 드시지 않아요. 흑설탕과 프림을 꼭 넣어서 먹어요. 그래서 차라리 믹스커피로 대체할까도 생각했지만 저는 믹스커피만 먹으면 심장이 두근두근 해서 도저히 팔수가 없겠더라고요. 제가 먹어서 몸이 안 좋아지는 것을 느끼는데 어떻게 팔겠어요
커피는 시중에 파는 아라비카를 사용해서 판매하고 있어요. 정확히 계산해본적은 없지만 판매가 2500원 중 대략 반 정도가 남는 것 같아요. 현재까지는 그렇게 팔고 있어요.
메뉴선정
일단 자신들이 좋아하는 메뉴를 파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자기가 먹지 못하는 것을 취급한다면 도중에 개선할 여지가 보이지 않을 테니까요.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팔고 있네요. 뻥튀기 , 수제아이스크림 , 그리고 만두에요.
차는 티백으로 다양한 차가 준비되어있어요. 요즘 판매중인 뻥만두(뻥튀기사이에 만두를 넣은 음식)에는 특히 메밀차가 어울려요.
창업과정
이 카페뿐만 아니라 근처에 작은 작업실과 공연장등을 운영하고 있어요. 그래서 정확히 개별적으로 계산을 해본 적이 없어요. 사업계획서를 따로 써본 적도 없고요. 이곳은 아직까지 권리금이 없고 보증금과 임대료가 많이 저렴한 편이기 때문에 창업비용에 관한 부담이 크지는 않아요. 단 주민들이 가게자리를 잘 내어주시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장애물입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직접 벽화를 그려오면서 다양한 예술 활동을 해왔기 때문에 주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었어요.
다만 물이 새고 이런 점은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쉽게 고칠 수 없고 건물이 노후화 되어있어서 좀 불편해요. 하지만 크게 문제는 안돼요. 아무래도 강남처럼 쉽게 고쳐주는 곳이 아니니까요.
소품
소품은 있던 것을 사용했어요. 남편이 20년 동안 프랑스에서 활동하다가 2년 전에 들어오면서 가져온 골동품들을 사용했어요. 극단을 운영하다보니 소품이 매우 많아서 골라서 쓰고 있어요. 그 점에서는 굉장히 유리합니다.
소품의 가격은 수년 이상 수집하거나 모아온 것이라서 환산하기가 힘드네요. 난로도 외국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이베이’에서 경매를 통해서 구입한 것도 있어요.
공연장 에서도 사용되는 다양한 소품들이 배치되어 있다.=사진/달빛페이지
경매를 통해 낙찰한 오래된 풍금,마찬가지로 무대 소품으로도 사용된다.=사진/달빛페이지
인테리어
페인트 비용이나 이런 것은 돈이 들었다고 하기 힘들고 전기증설 수도시설을 새로 하느라 약 1000만 원 정도 들었어요. 인테리어는 정적인 것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은 그때그때 메워나가기 때문에 딱히 얼마가 들었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아주 적게 조금씩 들고 있어요.
운영상의 어려운 점
가게를 운영하는데 수익에 관한 걱정은 없어요. 임대비가 저렴하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여름이 되면 이 옆에 있는 천사의 날개라는 벽화가 인기여서 그런지 줄을 서서 가게 앞을 막는 경우가 많아요.
때로는 그 줄의 행렬이 가게 앞을 막아버린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가게 앞을 바리케이트로 막아버리기도 했어요. 사진을 찍는 분들은 지나가시기만 하고 소비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거든요.
사람이 많은 것과 매출은 크게 상관이 없는 것 같아요. 그게 아니면 저희가 매출을 올리는데 영 재주가 없는 것 같기도 하고요. 남편이 기획한 카페인데 처음부터 수익성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 제가 처음부터 시작을 했다면 욕심을 부려서 계획을 했을 것 같아요.
연극하는 친구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려고 만든 카페이긴 한데 제 입장에서는 조금 수익을 올리고 싶거든요. 게다가 이곳은 법적으로 팔 수 없는 음식이 너무 많아요. 상업적으로 영업허가를 내기도 너무 어려운 곳이에요.
재개발이 예정되었던 이화마을
법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기준도 모호해서 단속을 왔다가도 어떻게 적용시켜야할지 난감해 할 때가 많습니다. 원래 이곳은 2014년 가을부터 재개발이 예정되었던 지역이거든요. 그러다가 다시 재개발 계획이 무효화 되면서 구청직원들이 할일이 굉장히 많아진 것 같아요.
유행을 따라가려는 노력은 없어요
글쎄요. 저희는 티비가 없어요. 집에도 없고 여기도 없어요. 그래서 대중문화를 접한다는 의미가 뭔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일반적으로 무엇이 유행인지 잘 모르겠어요. 그냥 그때그때 부딪히면서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무언가를 한다는 개념이 정확히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요.
TV를 보면 최신 유행을 알 수 있고 장사하는데 도움이 되나요? 흠 제 생각에는 오히려 대중문화를 보고 어정쩡하게 따라하면 더 색깔이 없게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카페창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한마디
"꿈과 이상은 너무 다르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남들은 너무 좋겠어요. 너무 예뻐요. 라도 말하지만. 지금은 만두 냄새만 맡아도 거북할 때가 있어요. 좋은 것은 바라 볼 때가 좋지 그게 내 것이 되는 순간 돌변하는 것이 사람이 아닐까 싶어요.
가장 서민적인 것이 관광객에는 가치있는 것으로 비추어진다.=사진/달빛페이지
[인터뷰 감사합니다]
2014년 가을까지 재개발이 되기로 했던 낙산공원 벽화마을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간직된 곳이며 그 공간을 존중하는 예술가들의 도움으로 원래의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며 다양한 문화적 시도를 하고 있었다. 아 카페의 실제사장인 임영석 교수는 동네의 대부분의 벽화를 기획한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러한 기여를 한 인물조차 가게를 내는데 주민들의 동의를 얻기 힘들다고 한다. 또한 적은 임대료가 장점이지만 각종 허가문제와 관련 복잡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곳 동네주민들은 새로운 상권이 들어서는데 대체로 거부감이 있다. 많은 예비창업자가 자신만의 공간을 갖춘 카페를 오픈하기 위해 가게자리를 물색하지만 쉽지는 않다. 동네의 문화를 존중하며 예술적 가치를 우선하며 소통하는 카페를 계획한다면 검토를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지역이다.
Key. 혜화역에 위치한 이화동 벽화마을의 ‘천사의 날개’ 카페의 창업&운영 노하우
- 지역특성을 이용한 마케팅을 하라.(중국인에게는 뻥튀기가 고급과자)
- 젊은 예술인들이 번화가의 주변지역으로 이동한다. 그 지역을 선점하라
- 허가문제가 복잡한 곳은 임대료가 저렴하다.
- 유행을 쫓는 일반적인 카페가 될 필요는 없다.
[취재 달빛페이지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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