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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창업 ] 떠오르는 지역에서 더 위험천만. 이태원 '오늘은열었을거야' 카페 인터뷰

달빛페이지 2015. 4. 29. 20:11

카페창업 -  관련뉴스 - 이태원 ‘우사단로’ 에 위치한 ‘오늘은 열었을 거야’ 카페 인터뷰


이슬람 사원이 위치한 우사단로. 좌측에 파란 간판 '오늘은열었을거야'카페=사진/달빛페이지

[달빛페이지 편집국]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이태원의 ‘오늘은 열었을 거야’ 는 이태원의 ‘우사단 로’에 위치한 평범한 카페이다. 업력 6년이 된 이 작은 카페는 지역주민들과의 유대감이 상당히 깊고 많은 ‘블로거’들에 의해 소개가 되기도 하였다. 최근 떠오르는 우사단 로에서 비교적 잘 알려진 카페라면?  예비창업자는 궁금하다.  과연 유명세만큼 수익성도 높을까?

사장은 말한다.

"돈벌이가 잘되어서 6년간 장사를 하는 것이 절대 아니에요. 동네 들썩들썩한다고 뒤늦게 들어오신 분들은... 그냥 말 안 할래요. 그런 말을 하면 경쟁가게 줄이려고 거짓말 한다고 그럴 거예요" 이미 들어와 계신 지역상인들에게는 죄송하지만 냉정히 그게 사실인걸요.

 

[인터뷰]

개업 후6년 처음엔 정말 조용한 동네였는데 요즘은 시끌벅적

카페 개업을 한지 어느덧 6년이 되었어요. 그동안 정말 조용하던 동네였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 지역이 들썩들썩해요. 매월 열리는 '계단장' 이라는 축제가 활성화 되면서 방문객도 많아졌어요. 6년 전 개업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처음 가게를 오픈할 때 친구와 공동으로 개업을 하게 되었고 이곳에 창업을 결심한 이유가 조용하고 한적해서였거든요. 그에 비하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그때는 처음부터 매출에 대한 기대도 하지 않았었어요. 그 이유는 제가 이미 일러스트라는 본업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당시에는 그저 작업을 위한 사무공간이 필요했을 뿐이에요.

우사단로계단장사진
계단장은 3월~10월 마지막 주 토요일 오후 12시~저녁 6시에 열린다=사진/미니미니블로그 제공

카페창업의 목적은 월세를 버는 사무실로

그 당시에는 "만약 장사가 잘 안 되어도 사무실 임대비용으로 생각하지 뭐" 라고 생각을 했어요. 따로 사무실을 얻을 바에야 틈틈이 장사를 하면서 사무실임대료 라도 벌어보려는 목적에서 카페를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실제로 3개월 동안은 임대료도 못 낼 정도로 장사가 안 되었지만 별 신경을 쓰지 않았고 간간히 들어오시는 손님이 반가워서 제 집에 방문한 손님처럼 환대를 하다보니까 그 손님들이 단골손님이 되었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어요

홍대의 시세에  멘탈붕괴 이후 "에라 모르겠다" 계약

6년 전 동업으로 시작했어요. 그 친구도 자기 일이 있고 저도 자기일이 있었기 때문에 서로 시간을 분할하면서 운영하기로 의기투합을 했어요. 사업자금은 둘이 합쳐 딱 6000만원을 마련했고 홍대로 가서 부동산을 알아봤죠. 그런데 막상 가보니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비싸더라고요. 그렇게 기가 죽은 상태에서 물색하다가 이곳 이태원 뒷골목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곳에 와보니 평수도20평 이상으로 꽤나 넓은데다가 월세도 60~80사이라서 뒤도 안돌아보고 바로 계약했어요. 시설권리금은 2000~4000정도 주고 들어왔어요. 보증금은 1000~3000사이라고 정도였어요. 지금생각해보면 시설권리를 조금 많이 주고 들어왔다는 생각도 들지만 전 주인이 순전히 창고였던 곳을 이렇게 개조를 해 놓았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후에 그대로 들어왔어요. 아무것도 건들지 않았어요. 필요한 집기 몇 개랑 테이블 몇 개 가져온 것이 다에요. 그래서 창업비용이 6000만원이 넘지 않을 수 있었어요. 부동산도 끼질 않았어요. 온라인 부동산카페인 '피터팬의좋은방구하기'라는 카페에서 보고 바로 달려와서 덜컥 계약해버렸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위험한 발상이었어요. 온라인상에 부동산 계약사기가 정말 많다고 하더라고요.

 우사단로홀내 
다소 어수선 하지만 편안한 인테리어의 내부=사진/달빛페이지

유동인구가 많다고 장사가 잘되는 것은 아니다

장사를 오랫동안 하다보니까 깨달은 점이 있어요. 유동인구가 많다고 장사가 잘 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요. 이곳은 흐르는 지역이에요. 물론 지나는 사람이 몇 배 많아지면서 매출이 조금 늘어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한 번 왔다가 재방문 하는 사람이 없어요. 첫 방문이 마지막 방문인 경우가 많아요. "아 이런 곳이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가는 지역이라는 말이에요.

실제매출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저의 주 고객층은 6년 전부터 꾸준히 동네 주민이에요. 최근에 이쪽이 조금 들뜨면서 많은 분들이 카페를 하러 들어왔지만 솔직히 이해를 못하겠어요. 잠깐의 붐일 수도 있는데 몇 천 만원씩 투자를 하고 들어와서 얼마나 힘들어 하시려고 그러시는지 저는 조금 의아해요.

주민들과 융화된 카페사장

카페 장사는 항시 가게에 상주해야 하지만 매출은 정말 크게 남지 않아요. 카페가 저의 유일한 직업이었다면 버티질 못했을 것 같아요. 저는 한쪽에 마련된 저만의 공간에서 개인적인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러다가 손님이 들어오면 하던 작업을 그만두고 응대를 해요. 솔직히 처음에는 얼마 벌지도 못하는 일을 하면서 시간과 공간에 붙들려 있어야 하는 것이 답답하고 후회되기도 했어요.

그러다 도중에 동업자가 시집을 가면서 저한테 가게를 떠맡겼을 때는 그냥 그만두려고 했었어요. 하지만 그 때마다 동네주민 분들이 여기가 없어지면 갈 곳이 없다고 계속 하라는 것이었어요. 그 결과 지금은 동네주민들과 가족처럼 지내게 되었어요. 어디가도 이런 팬층을 다시 만드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테니 결단을 내리기가 힘들어요.

어느덧 매장의 마스코트가 되어버린 구름이(사모예드)도 제가 키우는 녀석이 아니라 옆집 ‘수퍼마켓’에서 기르는 개인데 그곳이 비좁아서 주간에만 이쪽에서 맡아 키우고 있게 되었어요. 그래서 ‘수퍼마켓’이 끝날 쯤에는 구름이도 퇴근을 해요. 이렇듯 동네주민 분들과 서로 가족처럼 지내고 있어요.

심지어 제가 먹고 싶어서 김치부침개를 하면 손님들과 나눠먹기도 하고요. 요즘 제가 한창 베이킹에 빠져있는데 그냥 손님들과 나눠먹기도 하면서 맛이 있는지 없는지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우사단로구름이
카페의 마스코트 구름이(사모예드) 매출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했다.=사진/달빛페이지

 

잘나가는 메뉴?

메뉴는 겨울에는 제가 직접 담근 유기농 유자차가 많이 판매되고 여름에는 에이드를 많이 찾으세요. 디저트는 이것저것 시도를 많이 해봤는데 ‘모짜렐라 토마토 치즈토스트’를 가장 많이 드세요. 혁신적인 메뉴보다 기본메뉴를 잘 만드는 것이 효과적이었어요.

카페창업의 현실적인 수익성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카페를 하려면 돈벌이의 목적보다는 그 외의 목적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열심히 돈을 벌기위해 카페를 한다면 이사업은 정말 아니거든요. 카페를 하지만 카페에 집중하지 않아야 저처럼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거의 웬 종일 일러스트를 해요. 그러다가 손님이 오면 접대를 하고 또 다시 돌아와서 저의 일을 해요. 어차피 사무공간이 필요하기도 하고요 안쪽에는 큰 방이 있어서 여기서 잠을 잘 때도 있어요. 그렇게 사무실 겸 주거공간으로 동시에 활용하면서 그 비용을 카페수익으로 유지하니까 저는 본전만 되도 이득이 됩니다. 부동산에 알아보니 저희 가게가 그나마 오랫동안 장사를 해서 많이 알려져 있고 근처에 비해서 장사도 꽤 되는 편이라고 해요. 제 가게의 건물주는 몇 년째 월세를 한 번도 올리지 않았는데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 진실을 전달하는 기자님이라니 카페창업에 관한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말씀드렸지만 주변 분들이 싫어할까 걱정이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 인터뷰 감사합니다.]

 

최근 이태원의 뒷골목이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 그와 맞물려 대세에 편승하고자 하는 많은 예비창업자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콘셉트로 카페창업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근처의 부동산들에게서 수집한 내용들을 종합해 볼 때 "이지역의 일시적인 붐은 일시적으로 꺼질 것" 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특히 카페업종의 경우 주 매출은 본래 방문객이 아닌 거주민들에 의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KEY.  이태원 우사단로의 "오늘은열었을거야" 의 카페창업 노하우

  1. 중개인을 통하지 않고도 계약은 가능하다. 하지만 상당히 위험하다.
  2. 떠오르는 지역은 금방 꺼진다.  단순 유행이 아닌 고유한 가치가 있는곳인지를  고려하라.
  3. 지역 주민들이 우선이다. 실질적으로  타지역에 거주하는 손님은 매출에 큰 기여가 되지 않는다.
  4. 큰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마케팅에서 굉장한 도움이 된다.
  5. 평범하고 편한 카페를 운영하려면 부가적인  직업이나 목적이 있어야 한다. 현실적으로 매출이 정말 적다.

[취재 달빛페이지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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